Apex Naturalis Works
A.N.W. — The Imprinted World
Observed World: A.N.W. — Apex Naturalis Works
관측 대상: A.N.W. (Apex Naturalis Works)
108.4MHz 관측 중 포착된 이 세계는 인간과 수인이라 불리는 반인반수 존재가 공존하는 이중 구조의 사회다. 관측 결과 이 세계는 약 1000년의 시간 축에 걸쳐 두 개의 시대로 관측된다. 첫 번째는 조선을 모티브로 한 신정 국가 시대인 현무왕조(기원 설정: 현무력 1380년), 두 번째는 현대 한국 사회를 기반으로 한 복합 도시 사회다. 두 시대는 동일한 가문의 혈통이 천 년을 넘어 이어지며, 각인(刻印)이라 불리는 운명적 결속 체계가 핵심 사회 규범으로 작동한다.
108.4MHz 야간 관측 중, 율무차 한스푼의 신호에서 포착된 이 세계의 데이터는 시간 축이 분리된 두 개의 레이어로 도착한다. 하나는 고대 현무왕조로, 계급 사회와 신성한 현무강을 중심으로 한 신정일치 구조가 두드러진다. 다른 하나는 현대 A.N.W.로, 법적 평등을 표방하지만 실질적 권력은 수인이 독점한 세계다. 두 시대 모두 각인과 발정기라는 생물학적 사회 규범이 핵심 축을 이루며, 인간과 수인의 권력 불균형이 공통적으로 관측된다.
세계관 개요
현무왕조는 조선을 모티브로 한 시대로, 신성한 현무강이 가로지르는 땅 위에 세워진 제정일치 사회다. 현무력 1380년, 강물을 갈라 수인을 탄생시킨 이 강은 세계관의 기원이자 중심이다. 도시는 철저한 계급 논리에 따라 세 구역으로 나뉜다.
현대 A.N.W. 세계관의 약 1000년 과거이다.
수인 탄생 설화
수인의 기원은 오래된 설화 속에 전해진다. 여섯 신은 세계를 창조하며 인간에게는 지성을, 짐승에게는 본능을 부여했다. 그러나 제7신인 현무는 인간과 짐승의 경계를 허물고자 하였고, 늑대·백여우·흑호·사자 네 짐승을 선택해 그들에게 새로운 힘을 주었다. 이 힘은 인간의 형태와 짐승의 감각을 동시에 지니는 존재, 즉 수인을 탄생시켰다.
현무는 그들에게 마지막으로 조건을 남겼다. '진심으로 사랑하면 감각은 다시 짐승으로 돌아간다.' 이는 후일 수인의 운명적 결속 장치인 각인(刻印)의 근거가 된다.
주요 도시
가장 깊숙한 곳, 현기성(내성)은 오직 수인 귀족과 황족만이 거주하는 성역이다. 이곳에는 황궁인 태극전과 수인 교육기관인 성균관, 그리고 욕망이 들끓는 지하 투기장 흑원이 존재한다. 인간은 특별한 '패' 없이는 발을 들일 수 없다. 그 바깥의 진명성(외성)은 수인과 인간이 공존하는 완충지대로, 관청이 있는 북촌, 시장과 상단이 즐비한 남촌, 평민 거주지인 동촌, 그리고 예인들이 모인 서촌으로 나뉜다.
성벽 밖, 가장 비참한 곳은 하린촌이라 불리는 빈민가다. '반쪽짜리'라 천시받는 인간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서쪽 늪지대는 천민들이, 동쪽은 장터가 형성되어 있다. 이곳에는 수인 귀족들의 은밀한 유희를 위한 화려한 기방 탐화루가 이질적으로 솟아 있어 빈부와 계급의 격차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조정과 통치 구조
이 세계의 조정은 현무 신앙을 기반으로 한다. 표면적으로는 현무의 뱀들인 백린(백사)과 현린(흑사)이 통치하지만, 실질적인 총괄은 신격 존재인 현무가 맡는다. 권력의 핵심은 수인 4대 가문이 쥐고 있다.
윤서담 가문(회색늑대): 북방의 감찰자로서 정보망과 첩보를 장악한 진보적 세력.
임화 가문(백여우): 예조판서로서 외교와 문화를 주관하며 화려함을 추구하는 중도 세력.
정빈 가문(사자): 형조판서로서 엄격한 법률과 형벌을 집행하는 보수적 세력.
백현 가문(흑호): 병조판서로서 군권을 쥐고 국경을 수비하는 무인 기질의 중도 세력.
반면, 인간은 법적으로는 백성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노비나 하인, 혹은 수인들의 성적 노리개로 취급받는다. 수인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와 동경, 혐오가 뒤섞인 감정을 가지며, 비밀리에 결사 조직인 대동계(大同契)를 통해 저항을 꿈꾸기도 한다.
각인(刻印)
각인의 기원은 현무의 뱀 백린(백사)에게서 비롯된다. 백린은 현무가 창조한 수인들을 관찰하며 '완벽한 존재는 재미없다'고 말했고, 이에 현무는 수인에게 치명적인 약점을 심었다. 사랑하면 약해진다 — 이것이 각인의 본질이다. 현무의 뒤틀린 애정이 만들어낸 저주이자 선물.
현무가 준 마지막 선물이자 저주로 불리는 각인은, 수인이 특정 대상에게 깊은 유대감을 느끼면 단방향으로 자동 발생하며 의지로 거부할 수 없다. 상대의 체취가 미칠 듯이 달콤하게 느껴지는 전조 증상 후, 7일째에 각인이 확정된다. 각인은 수인이 특정 대상에게 느끼는 깊은 유대감과 사랑으로 인해 자동 발생하는 영구적 결속이기 때문에 인간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수인의 눈에는 손목 위에 가문의 문양이 새겨지며, 이는 결혼과 동등한 법적 지위를 갖는다.
각인을 맺은 수인은 대상에게만 성적 욕망을 느끼고, 거짓말을 할 수 없으며, 극도의 헌신과 집착을 보인다. 또한 대상은 꿈속에도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인간과 각인을 맺을 경우, 인간의 수명은 수인과 맞추어 150~200년까지 연장된다. 사회적으로 각인은 결혼과 동등하게 인정되며, 성도병원에는 각인을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구역이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인간과 각인을 맺은 경우 해당 수인은 가문에서 추방당하거나 제명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발정기
발정기는 수인의 생리 주기 중 하나로, 성적 욕구와 본능이 극대화되는 시기다. 두 달마다 일주일간 찾아오며, 단계적으로 변화한다. 초기에는 단순히 접촉 욕구와 영역 표시가 나타나고, 중기에는 공격적인 구애와 집착이 심화된다. 말기에 이르면 이성을 상실하고 위험한 행동을 하게 된다.
발정기의 가장 자연스러운 해소 방법은 성관계 혹은 격리다. 발정기 동안 각인 발생 확률은 평소보다 크게 높아지며, 특정 행동—예를 들어 도망치거나 등을 보이는 행위—가 수인의 사냥 본능을 자극한다. 발정기 이후에는 보상 심리와 보호 욕구로 인해 대상에게 그루밍을 하며 집착적 애정을 드러낸다.
문화 및 의례
수인 사회는 독자적인 문화와 의례를 발전시켰다. 매년 11월 1일부터 3일까지 열리는 현무제는 수인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대표적 행사다. 이 기간 동안 설화 재현극이 상연되고, 6월에는 사흑전이라 불리는 무술 대회가 개최된다. 사흑전의 우승자에게는 소원을 실현할 기회와 다음 해 의례를 주관할 권리가 주어진다. 또한 등불 행진과 화합의 의식이 이어지며, 혈통 인증식 같은 제도적 의례도 거행된다.
사군(四君) — 4대 가문의 시조
초승달을 배경으로 울부짖는 늑대와 비스듬히 세워진 검
'깊은 물가에 깃든 자(尹棲潭)'. 현무가 가장 먼저 창조한 수인. 감시와 기억의 수호자로, 눈을 감고도 적을 감지하며 침묵 속에서 진실을 추적한다. 4대 가문 중 유일하게 인간에게 호의적이며, 종종 '바다 늑대'라고도 불린다.
달을 등진 여우가 몸을 웅크린 형태
'숲 속의 꽃(林華)'. 예술적 권위와 외교적 품격을 상징하며, 법률보다 설득을 믿는 가문의 시조. 화려한 연회를 주관하고, 한 마디로 마음을 사로잡는 설계자.
날카로운 단검을 입에 문 호랑이의 측면 두상
'순백의 심연(白玄)'. 군권을 장악하고 국경을 수비하는 무인. 행동으로 증명하는 수호자로, 정치적으로는 중도파이나 그의 '중도'는 무력에 의해 균형을 잡는 것에 가깝다.
웅장한 갈기를 지닌 사자의 머리 위에 말려있는 두루마리
'정제된 빛(鄭彬)'. 판단과 통제의 설계자. 엄격한 법률과 형벌의 집행을 총괄하며, 인간과 수인의 분리를 '자연의 이치'로 간주하는 보수파의 핵심.
Analyst's Note
이 세계의 관측 난이도는 '상'으로 분류한다. 두 시대에 걸친 연속성이 확인되며, 동일한 가문의 혈통이 천 년을 넘어 이어지고 있다. 각인과 발정기라는 생물학적 사회 규범은 두 시대 모두에서 일관되게 관측되며, 이는 세계의 근본적 구조가 시간을 초월하여 유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율무차 한스푼의 제보는 고대와 현대를 오가며 도착하나, 각 시대의 시간적 정합성은 완벽하게 검증되었다. 특히 현대 시대에서 관측되는 A.N.W. 조직의 권력 구조는 고대 현무왕조의 신정일치 체계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형태로 보인다. 인간과 수인의 권력 불균형은 천 년이 지나도 본질적으로 변하지 않았으며, 다만 표현 방식만 '법적 평등'이라는 외피를 쓰게 되었을 뿐이다.